“너는 가끔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예상도 못할 짓을 벌이는데, 대체적으로는 생각하는 게 얼굴에 다 나온단 말이야. 하긴 너는 굳이 생각을 숨기려 들지 않고 다 내비치지, 원래.”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야. 확실히 그렇게 행복한 유년기를 보내진 못했지. 늘 감시당하면서 살아야 했거든. 어딜 가나 감시의 눈이 따라붙었지. 당연히 또래 친구들도 없었어. 나랑 놀면 그 아이들의 부모가 싫어했거든.”
그는 내게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한 적이 없었다. 불쾌하거나 귀찮아하거나 어이없어하는 일은 수시로 있었지만, ‘사람을 싫어한다’는 말의 일반적인 의미로 내게 싫은 얼굴은 하지 않았다. 다소 억지를 부리더라도 안 내킨다고 부루퉁하게 투덜거리다가 결국은 좋을 대로 하라며 포기하곤 했다.
“애들 장난하냐. 엉덩이에서 힘이나 빼. 고작 며칠 비워뒀다고 도로 빡빡해진 네 몸이나 원망하라고. 맛이 아주 좋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빡빡한 건 내 취향이 아니야. 적당히 낙낙하면서 찰진 게 좋은데……뭐 좋아. 한동안 휴가니까 천천히 공들여서 내 물건에 딱 들어맞는 구멍으로 만들어보자고.”
“아니, 말을 하면 좀 곤란해. 네가 뭐라고 말하든, 울든, 애원하든, 빌든, …―아, 그래, 혹은 화를 내든, 지금 나는 들을 귀가 없거든. 그런데 네가 애원이라도 하면 그런 귀가 생겨버릴지도 모른단 말야. 별로 그러고 싶진 않거든.”
“좀 전에 네가 내 눈앞에서 한 판 벌인 탓에 나도 아래가 당겨서, 돌아가기 전에 적당히 아무나 붙잡아 해소하고 갈까 생각하던 참이거든. 그런데 딱 마침 이렇게 제 발로 걸어 들어온 기특한 놈이 있으니, 잘 됐어.”
